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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여성인재 기고] ‘화재로부터 안전한 나라’, 여성기술인이 만든다
등록일 2018.12.06 조회수 754
첨부파일

[여성인재 기고] ‘화재로부터 안전한 나라’, 여성기술인이 만든다

 

성 명

부처/지자체

위원회

선임연도

임정열

충청남도

지방건설기술심의위원회

2017

 

안녕하십니까? 저는여성인재DB에 등록 후 여성가족부의 추천으로 정부 및 지자체의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임정열 기술사입니다.

 

먼저 간단하게나마 저의 이력을 말씀드리자면, 저는 현재 소방기술사건축기계설비기술사’, 그리고 소방시설관리사의 자격을 보유하고 있으며, ()영설계FNC에서 소방설계 업무를 주관하고 있습니다. 건축물의 기획 및 초기 설계 단계에서부터 건축물의 착공과 감리를 주관하고, 완공 시까지 사람들이 살아가고 이용하기에 불편함이 없도록, 또한 화재발생 시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합법적이고 안전한 건축물을 완성하기까지의 전반적인 과정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어느 사회든지, 사회구성원이 모여 살아가다 보면 크고 작은 화재와 폭발 등 다양한 사건과 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우리나라에서 화재 사고가 매우 자주 발생하고 있으며, 그 결과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현실을 마주할 때마다 소방관련 직종에서 일하는 저의 입장에선 안타까운 심정이 더 큰 것도 사실입니다.

처음부터 화재에 대비한 안전한 피난로와 소방설비 등을 제대로 갖춘 건축물을 설계했었더라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안전한 시설물 관리에 좀 더 관심을 기울였었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참혹한 결과를 바라보면서도 근본적인 해결책의 제시보다는 누군가에 대한 책임 추궁에만 급급해하는 모습을 바라볼 때 소방인으로서 비통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어떤 원인에 의하든지 화재가 발생했을 때, ‘적절한 소방시설이 갖추어 있었다면, 또 갖추어진 설비의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져서 소방설비가 정상 작동하였다면, 피난 동선상에 장애물을 설치하는 것과 같은 무지한 행동을 사전에 방지했었다면 안타까운 생명들이 그리도 허무하게 스러져가는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제가 참여하여 활동하고 있는 위원회 중 하나는 성능위주 설계 심의ㆍ평가 위원회입니다. 건축물을 새로 지으려면 수많은 절차가 필요한데, 그 중 가장 중요한 단계가 바로 설계단계라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생명의 안전과 재산상의 손실규모가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중요한 설계과정의 심의와 검토가 이루어지는 곳이 바로 성능위주 설계 심의ㆍ평가 위원회로서, 건축물의 설계 단계에서 화재발생 시 사용자들의 안전한 피난과 신속한 화재진압을 통해 생명과 재산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중요사안의 검토가 이루어집니다.

위원회의 활동으로 구체적인 내용을 열거해보면, 건축물에 가상의 화재 시뮬레이션과 피난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피해상황을 예측ㆍ분석하여 생명의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피난시간을 확보하였는지, 소방관의 소방활동을 위한 소방차 주정차 등의 절대공간을 할애하였는지 등을 상세히 살펴보고, 안전한 설계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단시간에 탈출 가능한 피난로, 제연ㆍ스프링클러 설비 등 대피ㆍ소방시설 확충방안을 제시하여 보다 안전한 건축물이 지어지도록 하는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상기한 위원회의 활동을 거치면서, 어떻게 건축물을 설계하느냐에 따라 위급한 순간에 생사의 갈림길에서 삶과 죽음이 결정됨을 더 깊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특히 여성의 시각으로 바라보니 어린아이와 장애인, 그리고 노인 등 사회적 약자들에 대해 더 많은 배려가 필요함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익히 들어 알고 있는 꽤 지난 뉴스이지만, 2013년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30대 엄마가 세 자녀와 함께 사망한 사건이 저에겐 가장 뚜렷이 각인되어 있습니다. 아파트였지만 스프링클러 설비가 없었고 그로 인해 순식간에 퍼지는 화마로부터 피할 경황이 없어 두 아이를 품에 안은 채 최후까지 버틴 엄마의 애끓는 모정 앞에, 같은 엄마로서 느꼈던 절절한 아픔은 지금도 가슴 속에서 생생하게 되살아납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격이지만, 그 이후로 아파트의 모든 층에 스프링클러 설비가 설치되도록 법 개정이 이루어진 것은 불행 중 다행한 일이었습니다. 만약 그러한 비극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아직도 아파트에는 모든 층에 스프링클러 설비가 설치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외에도 화재사고로 인한 안타까운 죽음은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올해 들어서도 제천 화재부터 얼마 전 고시원 화재까지 전국민의 가슴을 안타깝게 만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화재위험성에 대한 의식수준과, 위급상황에서의 대피능력은 어느 정도일까요? ‘경기도의 2017년도 총 화재건수가 2만 건 이상이나 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요? 화재는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의식이 팽배한데, 그 반증으로 하루에 평균 55건의 화재가 발생한 기록이 경기도 재난안전본부에 남아 있습니다. 화재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언제 어디서든지 화재는 발생할 수 있으며, 그 결과는 매우 참혹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그처럼 잦은 화재의 피해자가 어린이, 노인 등 사회적 약자에게 집중된다는 것이 더 큰 비극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여성기술인으로서 이와 같은 사회의 구조적 모순의 원인을 파악하고, 그 대책을 마련하는 과제가 우리나라의 여성들에게 놓여져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로, 화재는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의식을 깨고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집과 사무실 주변의 기초적인 소방시설 및 피난로의 정상적인 유지에 힘써야 합니다. 화재특별조사를 위해 현장을 방문하면, 아파트 내의 대피공간은 대부분 사람들이 필요한 물건을 쌓아두는 창고로 변했고 화재시 옆집으로 대피하기 위한 경량식 칸막이는 짐들과 선반 등에 막혀서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소방시설이 설치된 장소에는 자전거 등으로 막아두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그 예를 들자면 헤아릴 수조차 없습니다.

어려서부터 화재의 위험성 및 그로부터 안전하게 대피하는 방법과 소방시설의 올바른 유지관리 등을 체득할 수 있도록, 학교나 기관 등에서 주기적인 교육과 훈련으로 대()국민 차원의 적극적인 홍보와 교육이 절실하다고 여겨지는 대목입니다.

 

여성기술인으로서 중앙 및 지자체의 소방과 관련된 위원회에서 위원으로 활동하며, 화재발생 시 신속한 화재진압과 긴급상황에서 안전한 피난을 담보할 수 있는 건축물 설계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렇게라도 해서 2ㆍ제3의 부산 모자녀 사건의 악몽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또한 이 나라의 한 여성으로서 내가 속한 사회가 보다 안전한 사회로 진일보할 수 있도록, 특히 어린이, 여성 및 노인 등의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성숙한 사회로 거듭나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여성 특유의 섬세한 시각으로 살펴보고, 안전에 취약한 의식구조의 변화를 위해 힘을 보태겠습니다. 부족한 저에게 나라와 사회를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 여성가족부에 지면으로나마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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