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재 기고]
자기브랜딩을 통한 프로일잘러 양성
기고자 : 문 상 원
ㆍ(현) APEC기후센터 대외협력과장
평가철이 도래했다. 평가철이 슬슬 다가오면 리더는 부하직원들의 업무 퍼포먼스에 대해 평소보다 더 민감하게 관찰하게 된다. 리더라면 부서의 성과도 물론 중요하지만, 올 한해 팀원들에게 맡긴 업무는 적절한 분장이었는지, 업무의 양은 적당했는지, 어떤 팀원에게 어떤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는지, 팀원들의 어떤 점 때문에 특정 업무만큼은 그 팀원에게 맡길 수 있는지, 또는 어떤 업무는 맡기기에 아직 부족한 지 등에 대해서 점검을 하게 된다. 리더는 타인의 강점을 발견하려는 노력을 부단히 해야 하며 팀원들을 역량을 바탕으로 업무조정이나 필요한 코칭을 할 수 있게 된다.
어느 날 팀원들과 평가와 관련된 면담 중 팀원들은 자신의 상사인 나와 코드를 맞추어 일하려고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를 문득 느끼게 되었고, 그 순간 나는 그들에게 ‘배울 점이 있는 리더’인지 궁금해졌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조직의 중간관리자들은 평가를 해야하고, 최대한 객관적인 기준에 맞게 평가의 결과를 설명해야 하며, 성과를 잘 포장하여 보고해야 하는 여러 상황에 쫓겨 아이러니하게도 자기 자신의 퍼포먼스나 강점을 발견하려는 시간을 가지기 어렵다. 사실 많은 중간관리자들이 자신의 능력에 대한 확신을 가지지 못한 채 팀 리더의 역할을 맡게 되어 현실에 부딪히고, 무던히 깨지다 한계도 느끼고 좌절하고 일어나기를 반복한다. 나 또한 이러한 고민의 시기를 겪고 있었고, 그 와중에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을 통해 ‘전문가의 자기브랜딩’을 만났다.
자기브랜딩 또는 퍼스널브랜딩이란 ‘내가 추구하는 나만의 가치를 찾고, 나의 콘텐츠를 누적하고 소통하여 특정 분야에 대해서 먼저 나를 떠올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국민 MC가 누군지 생각해보라고 하면 유재석을 떠올리는 것이다. 유재석은 성실함, 겸손함, 배려심을 가진 MC로 대중의 호감도나 인지도가 매우 높다. 이처럼 유재석은 MC계에서 차별화되는 자신만의 가치를 가지고 인정받는 사람이다.
리더라면 누구나 팀의 직원들이 자신의 강점을 잘 살려 성과를 내고 역량을 키우길 바란다. 그리고 나또한 그런 리더가 되어야 한다. 이번 ‘전문가의 자기브랜딩’ 교육을 통해 지원해주신 갤럽(Galllup)의 강점진단 조사를 통해 나는 개별화, 절친, 공감, 성취, 화합의 테마로 실행력과 대인관계 구축 부분에서 큰 강점을 보였다. 나는 한 번도 나 자신이 이런 부분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인지하지 않았다. 만약 내가 이때까지 나의 공감능력과 화합능력, 그 속에서 가진 내 실행력을 믿는 리더였다면 팀원들에게 어떻게 다가갔을까.
나의 강점을 인지하는 순간 나는 가장 나다운 편안함과 자신감을 무기로 장착한 리더가 된다. 팀원은 자신감 있는 리더를 믿는다. 또한 리더가 팀원의 강점을 알아봐주고 인지시켜주는 순간 팀원들은 믿음직스러운 사람이 되고 싶어하고, 자신의 강점을 더욱 드러내기 위해 노력하기 마련이다. 팀원들의 행동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리더와의 관계에서 영향을 받게 되고, 상사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업무를 맡은 팀원과, 단지 누군가 해야 하는 일을 맡은 팀원의 성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일을 잘하는 사람을 팀원으로 함께할 것인지는 자기브랜딩을 통해 강점전략을 추구하는 리더의 선택인 셈이다.
세상에 같은 사람은 없다. 팀원의 역량은 모두 다르다. 강점도 다르고 약점도 다르다. 일을 대하는 성향도 다르다. 여성성과 남성성의 다름도 있다. 그 다름 속에서 가장 자기다운 강점을 찾을 때 리더는 개인의 역량을 조직적으로 통합하여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조직 내에서 여성의 역량이 매우 인정받고 있는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성직원들은 남성과 동등한 대우를 받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것은 직원들의 개별 성향을 ‘여성’과 ‘남성’으로 구분하여 편견에 따라 바라보는 리더의 영향도 한몫 한다. 리더는 조직의 구성원을 여성과 남성으로 구분하지 않고 개인이 가진 강점을 발견하여 한 명의 브랜드로 키워야 한다. 육아, 휴직 등으로 조직 내 성별불균형이라는 세상의 시선에 갇혀버리는 직원들을 위해서라도 리더는 더욱 팀원들이 각자 자기브랜딩을 특화하면서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 시대는 더 이상 남성의 역할, 여성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여 정의하지 않는다. 개인의 강점을 발견하고 특화시켜 발전과 성과를 이루어내고, 리더의 조직적 관리가 뒷받침 될 때 성별균형을 넘어선 시너지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자기브랜딩은 단기간에 끝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 관련 경험을 누적하고 소통해서 ‘나’라는 사람이 어떤 특성을 가진 업무에 특화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직책의 특성상 팀원들을 유심히 관찰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리더는 팀원들이 좀 더 이 시간을 줄이고 자기다움과 강점을 무기로 장착하여 자신감있고 행복한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한다. 이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성별균형을 더 이상 언급하지 않는 조직문화를 갖추고 조직의 지속적 성장에 일조할 것이라 생각한다. 많은 여성리더들이 자기브랜딩을 통해 ‘프로일잘러’를 양성하여 함께 성장하는 ‘나다운 리더’로 거듭나길 기원한다.